ⓒ이휘민, 김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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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가장 맛있는 순간은 언제일까. 아침을 깨우는 아메리카노 혹은 여유로운 휴일을 보내며 마시는 따뜻한 라떼 한 잔. 취향따라 환경따라 맛있는 커피를 느끼는 순간은 각양각색이겠지만 촉촉히 비가 내리는 날이면 기분 좋은 커피 향에 유독 쉽게 매료되곤 한다. 비오는 날 커피가 더욱 맛있게 느껴지는 데에는 꽤나 과학적인 이유가 숨겨져 있다. 비가 내리면 공기 중 미세한 물방울이 많아지는데, 이수분 알갱이가 커피 향을 머금은 채 넓게 확산되며 쉽게 날아가지 않는다. 또한 분자가 코 안에 잘 달라 붙어 평상시보다 짙고 향긋한 커피 향을 오래도록 맡을 수 있다.

 

ⓒ이휘민, 김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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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커피를 마시자고 마른 하늘에 비를 내리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생각하기도 잠시, 일년 365일 비가 내려 향긋한 커피 내음으로 가득 찬 곳이 있다. 바로 글로우서울의 이태원 프로젝트 중 하나인 레인리포트(호우주의보)가 그 주인공. 비 오는 날 커피가 맛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에서 시작한 레인리포트는 논리적 근거를 바탕으로 비와 커피의 상관관계를 공간 안에 심도 있게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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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를 맡은 글로우서울은 젠트리피케이션으로 황폐화된 경리단길의 상권을 살리기 위해 영국과 미국 등의 대학과 마을이 조화롭게 발전하는 대학도시 '컬리지 타운(College Town)을 모델로 '남산 대학'이라는 가상의 대학을 세워 새로운 문화운동을 전개한다. 그중 기상학과의 콘셉트를 지닌 레인리포트는 비 오는 날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확실한 공간 콘셉트를 구축하고 기상 관측 분야에 대한 이미지를 공간화해 소비자들에게 다가간다.

 

ⓒ이휘민, 김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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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장치를 구축해 365일 비가 오는 이곳에서는 기상과 관련된 다양한 디테일이 돋보인다. 외부 전경의 수반은 강수량을 측정하는 장치로 기능하고, 층층이 쌓인 내부 스크린에서는 빗방울이 떨어지는 듯한 영상이 흘러나온다. 또한 기둥 사이 떨어지는 물줄기는 마치 작은 세상에 비를 뿌리는 것 같은 장면을 연출한다. 복층으로 구성된 매장 중앙에는 샹들리에 같은 대형 슈퍼 컴퓨터를 통해 레인리포트에서 사용하는 원두의 원산지, 습도와 온도, 날씨 등 데이터 요소들을 활용한 미디어 아트가 공간에 존재감을 불어넣는다.

ⓒ이휘민, 김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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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의 무드를 조성하기 위해 공간의 메인 컬러를 블랙으로 지정하고, 딥그레이를 서브컬러로 설정해 공간의 조도를 낮추고, 각종 패널들을 활용해 조명이 필요한 공간을 제한적으로 밝힌다. 어느 각도에서나 편안하게 비를 감상할 수 있도록 'ㄷ'자 형태의 테이블을 두고 포근한 소파와 리클라이너를 배치함으로써, 빗소리와 함께 방문객들의 긴장을 이완시키며 심신의 안정을 돕는 '머무름의 공간'으로 기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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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우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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